발코니의 바닥 타일을 직접 시공 해 보기
주방 발코니의 바닥
이 집에 이사 올 때부터 심각했던 바닥이 있습니다. 바로 주방 발코니의 바닥인데 물기가 많을 환경이기 때문에 타일로 되어 있어야 할 바닥을 굳이 강마루로 덮었고 당연히 세탁기와 냉장고의 물 때문에 마루가 많이 상해 있었습니다. 특히 냉장고 아래가 상태가 안 좋았는데 전 입주민의 말로는 정전으로 냉장고에서 물이 흘러나와 그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부분과 다르게 쉽게 손 댈 수가 없어서 일단은 그냥 가전을 배치하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바닥 교체 공사 시작
그러다가 갑자기 공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행동력이 있는 아내가 강마루를 뜯어내기 시작한 것이죠. 마루를 다 제거하고 그 위에 본인이 고른 타일로 덮는 시공을 하기로 했답니다.

먼저 많이 상한 바닥부터 손을 댔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커터 칼로 살살 벗겨냈는데 할만할 거 같았다고 합니다.

본드로 붙여진 마룻바닥을 손으로 벗기는 건 당연히 힘들었습니다. 마루가 썩고 부서져서 먼지도 많고 손을 다치기도 쉬운 상황이었습니다.

일단 일을 저질렀으니 최선을 다해 제거해 보겠다고 했지만

3일 동안 이 정도를 해 놓고 손을 들었습니다. 이번 만큼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아내가 3일 간 작업한 양을 볼까요. 오른쪽 구석의 저 작은 부분이 3일치 작업량이고 그나마도 깔끔하게 되지 않았습니다.
철거는 전문가와 기계에게
전문가에게 의뢰를 했습니다. 철거 시공 사장님의 설명으로는 기본 출장비가 있기 때문에 한 번에 할 때 전체를 하는 게 저렴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전체를 할 것 아니었기 때문에 발코니 하나에 대한 견적만 받았습니다. 가격은 20만 원이고 철거 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 예상하시더군요.
예약한 날에 오셔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작업 구역을 나누고 작업을 시작하시는 사장님.

육중한 기계가 날을 대고 앞뒤로 움직이니 그 단단하게 붙어있던 강마루는 힘없이 벗겨져 나갑니다. 1분도 걸리지 않아서 3일치 작업량을 넘어섰습니다.

기계가 지나간 곳은 이렇게 잔해들이...
철거한 바닥재를 정리하고 다음 작업이 진행 됩니다.

30분 정도만에 모두 벗겨진 발코니는 원래 깔려 있었던 타일을 드러냈고 남아 있는 본드들을 제거하기 위해 샌딩기가 등장했습니다. 위에 장판을 시공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샌딩을 아주 매끄럽게 하진 않아 작업 시간이 길지 않았습니다. 마루 철거와 샌딩 작업까지 예상대로 1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철거 결과입니다. 빠르게 정리가 됐습니다.
타일 시공
이제 타일 위에 새로운 타일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타일 시공은 우리가 직접 하기로 했습니다.

타일은 이런 6각형 모양을 골랐습니다. 타일을 처음 만져보면서 용감하게 이런 타일을 골랐네요. 9개씩 붙어 있있어서 하나하나 붙일 필요는 없었는데 사진에서 보듯이 테두리 부분은 전부 타일을 잘라서 넣어줘야 합니다.

타일 커팅도 처음 해 봤습니다. 2만 원짜리 타일 커터를 사서 열심히 문질러가며 타일을 잘랐습니다. 사진의 타일은 테두리의 걸레받이 위치에 붙일 1자 타일입니다.
초반에 몇 개를 깨 먹으며 타일 커터 사용법을 익히고 거의 1시간이 넘게 사용할 타일들을 미리 잘랐습니다. 10% 정도는 미숙련으로 깨지기도 했고 힘을 줘서 사용하느라 손에는 물집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타일 접착제를 물에 개어서 타일을 바닥에 붙였습니다. 자르고 배치하고 붙이고 분주하게 작업하느라 사진 찍을 틈이 없었습니다.
이 사진은 바닥과 테두리 타일을 모두 붙이고 하루 동안 굳힌 상태입니다.

타일 본드가 단단히 굳은 뒤에 백시멘트로 메지(?)라고 부르는 줄눈 채우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타일을 붙이고 힘들어서 아예 다음날 줄눈 작업을 했습니다. 줄눈은 아내가 주걱으로 예쁘게 잘 넣어줬습니다. 넣는 것도 일인데 타일 전체에 묻은 시멘트를 닦아내는 게 더 오래 걸렸습니다. 걸레를 빨면서 5번은 닦아낸 것 같습니다.

줄눈까지 굳고 난 뒤 모습입니다. 초보가 했기 때문에 여기저기 간격이 불규칙하지만 나름 만족했습니다.
테두리 타일에 실리콘으로 마무리를 하고 세탁기와 냉장고 등 큰 짐들을 다시 배치했습니다.


가전까지 옮겨 놓고 보니 좋긴 좋습니다.
이렇게 철거비 20만 원에 재료비 15만 원으로 주방 발코니 바닥을 바꿔 봤습니다.
타일은 근처 타일 판매점에서 B급 타일로 저렴하게 구매했습니다. 눈으로 봐서는 크게 표시 나는 부분도 없지만 절반 이하의 가격이었습니다.
마음 먹으면 할 수는 있겠다 싶은 작업이었지만 웬만하면 이런 작업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네요.